두뇌 이야기

당신의 기억력, 안녕하십니까? 질병 아닌 질병 [디지털 치매]

뉴런러닝 2014. 1. 6. 18:38




■ 머리 쓰지 않는 '똑똑한' 바보들


"스마트폰이 똑똑해질수록 사람은 더 멍청해진다." 

500자리의 숫자를 단 한 번 듣고 기억해내 암기력 부문에서 세계 기네스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이스라엘의 에란 카츠의 말이다.


스마트폰을 비롯한 디지털 기기의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우리의 기억력은 점점 퇴화하고 있다.

맞춤법은 포털의 사전 검색, 전화번호는 휴대폰의 주소록, 길 찾기는 내비게이션을 사용하다 보니

스스로 많은 정보를 기억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뇌가 태업에 들어가는 것이다.


이처럼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같은 디지털 기기에 과도하게 의존한 나머지

기억력이나 계산 능력이 크게 떨어지는 증상을 [디지털 치매]라고 한다.


우리의 뇌는 외부에서 정보가 유입되면 몇 초에서 몇 분 정도까지 단기로 기억하다가

반복학습을 통해 장기 기억으로 이전시킨다. 그런데 뇌 대신 디지털 기기에 정보를 저장하면

단기 기억을 반복해 학습할 필요가 없게 돼 정보가 장기 기억으로 옮겨가지 못한다.

때문에 나중에 급히 정보가 필요해도 꺼낼 수 있는 장기 기억이 없는 상황에 빠지고 만다. 

디지털 치매는 일반 치매처럼 뇌 손상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질환이라기 보다는 "건망증"에 가깝다.

하지만 디지털 치매로 기억력 감퇴가 심해지면 결국 진짜 치매로 악화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치매는 60~70대 노년질환으로 여기지만,

최근 들어 40~50대의 '젊은 치매' 환자 증가세가 예사롭지 않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대화나 직접 통화 대신 이메일이나 문자메시지를 편안하게 느끼게 되면서 사회성도 떨어진다. 


■ 어제 뭘 먹었더라? 나도 혹시?

가족의 전화번호조차 외우지 못한다든가,

모르는 것이 생겼을 때 생각하려 하지 않고 즉시 스마트폰부터 꺼내든다든가,

손으로 글씨를 쓰는 것보다 키보드를 누르는 것이 훨씬 편하게 느껴진다면 디지털 치매를 의심해야 한다. 


얼마 전 온라인 설문조사 업체인 '두잇서베이'에서 전국의 남녀 5천82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39%가 디지털 치매 증상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3명 중 1명 꼴로 부모나 형제의 전화번호를 기억하지 못했고,

가족 외에는 기억하고 있는 전화번호가 하나도 없다는 응답자도 16.7%에 달했다.

32.5%가 단순 암산도 계산기를 이용하고 있고,

운전자의 과반수가 길 찾기를 전적으로 내비게이션에 의존하고 있었다.

이 같은 결과의 원인은 다음의 질문을 통해 바로 알 수 있었다.

'어떠한 부분에 대해 알고는 있으나 기억이 잘 나지 않을 경우 어떻게 행동하십니까?'라는 질문에

59.9%가 스마트폰을 통해 검색한다고 답한 것이다. 


■ 아날로그 감성으로 뇌를 되살려라

휴대폰이 없던 시절, 손바닥 만한 크기의 전화번호 수첩은 재산목록 1호였다.

한 사람의 인간관계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이 수첩을 행여 잃어버리면 큰일이기 때문에

중요한 전화번호는 반드시 머리 속에 외워두고 있었다.

최근 세계 각국에서 스마트폰 이용시간을 줄여 오프라인의 여유를 찾자는

'디지털 디톡스'(detox·해독) 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디지털 치매를 예방하는 방법은 어찌 보면 간단하다.

스마트폰을 잠시 손에서 내려놓은 채 직접 찾아보고, 머리를 굴려 쓰고, 말하는 것이다. 

일 처리의 방법이 간단할 수록 뇌의 사용량은 떨어진다.

전화를 걸 때 단축번호 대신 직접 다이얼 번호를 누르고, 가끔은 내비게이션을 끄고 길을 찾아보는 연습을 하자.

또 간단한 계산은 되도록 암산으로 해결하고, 손으로 메모를 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전문가들은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정보를 뇌에 입력하는 작업을 통해 뇌의 유연성을 높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평소 시나 소설 등을 읽었다면 전문서적이나 실용서로 바꿔 읽고, 자신이 잘 알지 못하는 생소한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익숙하지 않은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뇌를 활발히 움직여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능성 게임을 틈틈이 즐기는 것도 한 방법이다.

'기능성 게임'을 통해 더욱 잘 집중하고, 시·청지각 정보의 처리속도를 개선 및 향상시켜,

더욱 많은 정보를 오래 기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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